97도씨해물칼국수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길래 와이프와 오랜만에 영종도에 가서 칼국수를 먹기로 했다.
황해칼국수가 작은 슈퍼 옆에서 장사할 때부터 십수년 가던 곳이지만,
최근 구읍뱃터 쪽에 97도씨해물칼국수가 인기라고 해서 그곳을 가기로 했다. 새로운 맛집이 생겼다니 반갑기도 하고, 기대도 됐다.
물론 맛이었다거나, 해감 문제에 대한 글들이 있었지만,
<타인이 경험한 불행이, 내게도 오지는 않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에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실수였다.)
편도 통행료 6,400원을 내고 먼 길을 달려서 도착했다.
우린 전골과 땡초부추전을 주문했다.
나오자마자,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다. 조개를 빼곡하게 세워놨을 뿐이지 그렇게 많은 양도 아니고, 뜨거우니까 바로 드셔도 된다는데... 어묵과 조개는 미지근하다 못해 차갑게 식어있었다.
조개껍데기와 속살을 분리하고 있는데, 육수가 점점 검게 변했다. 처음에는 오징어 먹물인가 싶을 정도로 검은 국물이었다. 마침 옆테이블에 찾아온 종업원에게 말했더니 황급히 변명하기 시작했다.
"가끔 하나씩 그런 일이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하나가 아니라, 다수의 조개에서 심각한 수준의 뻘이 있었다. 해감을 아예 안한 것 같았다.
그나마 다른 테이블들의 칼국수 육수 색은 정상인 것 같아서, 그냥 칼국수로 교환해달라고 하고 기다렸다. 애초에 우리 부부는 자영업이 힘든 것도 알고, 사람이 하는 일이니 실수할 수 있다는 온건파다. 가끔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와도 그것만 건져내고 먹는다.
두번째 다른 종업원이 와서, 증거물(?)들을 치우고.
세번째는 다른 종업원이 와서 칼국수를 주고 갔다.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칼국수의 구성이었다.
2인분이라는데 새우 한마리가 들어가 있었고, 가리비도... 조개류도 정말 형편없었다. 다른 사람들 2인분 리뷰와 비교해봐도 엄청나게 차이가 났다.
국물색도 이상해서, 설마 전골 국물을 재사용했나 싶은 생각이 들정도였다. 2인 칼국수에 새우 한마리와 조개 몇 개. 면발은 농심에서 나온 멸치칼국수 같은 면발이었다.
왕복톨비 12,800원에 2만원짜리 칼국수. 즉 3만 2천 8백원짜리 칼국수라고 하기에는 말이 안됐다. 그래서 그냥 사과의 의미로 맛보기 칼국수를 제공했나 생각했다. (실수였다)
와이프가 계산을 하고 차에 왔는데, 보복하듯이 해물의 양도 줄인 칼국수이 제값을 받은 것을 보고 전화를 했다.
어묵은 애초에 제공되지 않는다고 했고, 새우는 원래 1마리만 제공된다고 했다. 거짓말이다.
공짜로 먹을 생각도 없었고, 먹다가 흐름이 끊겼고 업체 실수라면 좀 더 충실해야할 구성이... 보복성으로 부실하게 제공됐다.
네이버에서 97도씨해물칼국수를 찾아보니 2인분에는 다 2마리가 들어있더라... 나도 숱하게 영종도며 제부도며 제주도며 칼국수집 다녔지만, 2인분에 새우 1마리인 곳은 듣도보도 못했다. 점장이라는 사람은 홀에 클레임이 있는데 도망쳤고, 계산도 다른 직원이 했다. 전화로 항의하니 본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발생한 일이라고 오리발을 내민다.
음식에 대한 열정도, 책임도,
사람에 대한 예의도 없는 곳이다.
해감이 안된 부분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다는 변명이다. 그건 고객들이 평가해야지, 당신네들 스스로가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면 안된다.
황해 칼국수를 십수년 다녔지만, 해감이 문제됐던 적은 없다.
미애네칼국수를 십수년 다녔지만, 한번도 그런 문제가 없었다.
자신들의 실수에 대해 변명만 늘어놓고,
고객에게는 바가지 씌우고,
항의하면 거짓말하는 업체는 장사하면 안된다.
타인의 불행이 고스란히 내 불행이 될 수 있습니다.
절대 가지마세요.
애초에 이런 죽은 조개가 들어간게 말이 안된다. 입이 닫혀 있는 조개를 쓴다는 건, 냉동을 쓰거나 아니면 해감을 안하거나, 그 후에 선별 작업을 안한다는 뜻이다. 남자들이 집에서 된장국을 끓일 때도 저런 조개는 사용하지 않는다... 하물며 칼국수 전문점에서 해감을 안한다는 것은 도의적인 책임이 분명하다.
영종도 구읍뱃터 <97도씨해물칼국수> 인천광역시 중구 중산동 1938-6